언어는 정신을 담는 그릇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언어에는 말과 글이 있는데 말은 일시적이고 제한적입니다. 물론 요즘은 기록 기술이 원체 좋아 말 자체를 녹음하거나 녹화하여 이 일시성과 제한성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말의 일시성과 제한성을 극복하기 위해 사용해온 대표적인 방법이 글입니다. 말로 된 것을 글로 적어서 몇백년 몇천년 뒤의 후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길 수도있고 자기가 살고 있는 주변을 넘어서 마을을 넘고 나라를 넘고 세대를 넘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남길 수 있습니다.
글은 단순히 표현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언가 미래에 있어야 할 것에 대해 미리 있는 것처럼 다룰 수 있습니다. 설계도 처럼 만들어져가야할 것에 대한 설명과 구체적인 로드맵 제시가 가능합니다.
일본이 메이지 유신 때 영국을 방문하고 자신들의 시스템이 근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맨 먼저 했던 작업이 한자를 정비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전근대 사회에서는 필요하지 않지만 근대 사회에서는 필요한 철학, 예술, 사회, 문화, 문명, 자유, 권리, 개인, 경제 등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많은 한자 단어들을 근대화 되기 전에 정비하였습니다. 영어에는 있는데 일본어에는 없었기 때문에 이런 개념을 한자어로 정리하였습니다. 글은 말이 되고 이 말은 사람들과의 소통을 이루어 결국 근대화된 사회를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러면 영어는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전근대 일본어에 없는 단어들을 글로 가질 수 있게 되었을 까요?
1. 성경: 16세기에 라틴어로 된 성경이 독일어로 번역되고 다시 영어로 번역되었습니다. 이 때 영어의 어휘에 라틴어로만 표현할 수 있는 많은 단어가 포함되게 되었습니다.
2. 윌리엄세익스피어: 세익스피어의 연극 대본들은 사람들 사이에 주고 받는 대화에 라틴어와 그리스어가 아닌 순수 영어로 표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연극을 보는 사람이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 없이도 공감할 수 있는 단어들을 선택하고 그것을 사용하여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일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정리되었습니다.
3. 산업혁명: 식민지 국가들에서 들어오는 값싼 재료를 이용하여 공장을 돌리고 그것을 팔아 이익을 남기는 과정에서 체계적인 언어와 치밀한 계약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도시에 밀려드는 사람들이 여가 시간에 읽는 소설들을 쓰는 과정에서 영어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이해를 얻는 언어가 되었습니다.